이 책갑은 책을 ‘꽂아두는 물건’이 아니라, ‘보관하는 대상’으로 대하던 시선에서 출발한 가구입니다. 필요할 때 꺼내고, 다시 정리해 넣는 행위를 전제로 한 구조는, 책을 일상의 풍경 속에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간직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.
닫힌 형태의 단정한 상자와, 나무결이 드러나는 면들이 대비를 이루며, 수납은 기능을 넘어 하나의 태도로 드러납니다. 이 책갑은 책을 담는 가구이면서 동시에, 물건을 대하는 시간의 속도를 한 단계 늦추는 장치이기도 합니다.